콘텐츠를 많이 만들어도 AI가 우리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

이 글은 SearchSEOul 2026에서 발표한 "Stop Writing for AI. Start Structuring Knowledge - Ontology for the Next Era of GEO"의 내용을 세 편의 글로 정리한 시리즈의 첫 번째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아티언스 최윤희입니다.

많은 분들이 GEO에 관심을 갖고 있는 요즘, 제가 많이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만드는데, AI 노출은 왜 증가하지 않는 거죠?"

흔히 얘기하는 AI가 선호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FAQ도 넣었고, 콘텐츠 구조도 맞췄고, 콘텐츠 발행량도 늘렸는데 AI 검색 노출(인용/언급)은 유지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더 해야할지 막막한 상황에서 결국 돌고돌아 다양한 주제로 콘텐츠를 더 확산하고 있는 현 상황이 매우 답답하다는 말씀을 많이들 하십니다.

저는 이 답답함의 원인이 실행 방법에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더 해야 할지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GEO가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를 먼저 짚어야 답이 보입니다. 그래서 익숙한 이아기부터 시작 하겠습니다. 지금 우리는 GEO를 어떻게 정의하고, 실행하고 있을까요?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GEO

우리는 GEO를 어떻게 이해하고 실행하고 있을까요?

  • GEO란 무엇인가? 생성형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답할 때, 자사 브랜드나 제품을 답변 안에 인용하거나 언급하게 만드는 것
  • 어떻게 하는가? 대화형 문맥에 맞춘 최적화, 신뢰성 높은 통계와 인용구 활용, FAQ 구성, 명확한 구조의 모팻 등의 콘텐츠 최적화에 집중
  • 왜 하는가? AI가 선호하는 콘텐츠 구조를 갖춰, AI가 우리 콘텐츠를 더 잘 이해하게 만들기 위해서

이 정의 자체가 틀렸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 정의가 실행 단계로 내려가면서 어떻게 변형되는가에 있습니다. "AI 검색 가시성을 확보하자"는 목표는, "AI가 선호하는 형식을 갖추자"로 구체화되고, 어느 순간 "다양하게, 더 자주, 더 많이 만들자"로 바뀝니다. GEO가 콘텐츠 생산 경쟁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문제는 모두가 콘텐츠 발행에 집중하면서 노출만을 노린 가치가 낮은 콘텐츠가 대량으로 쌓인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콘텐츠 트랩(Contents Trap)입니다. 일시적으로 AI 검색에 노출 될 수는 있으나 지속성이 없는 형식만 갖춘 양산 콘텐츠가 쌓이면서 검색엔진과 AI 플랫폼의 패널티 리스크까지 떠안는 상황이 되어 버리는 것이죠. 이것이 추상적인 우려가 아니라는 점은 데이터가 보여줍니다. 아티언스가 모니터링한 B2B 커머스 A사의 사례입니다. 디스플레이 관련 프롬프트를 미국/영국/인도/브라질/한국 5개 국가에서 국가별 650개씩 ChatGPT, Gemini를 대상으로 약 18주 동안 주 단위로 추적했습니다.

[B2B 커머스 A사 AI 인용 추이]

ai 인용 프롬프트 개수 추이
ai 인용 URL 개수 추이

결과는 두 지표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켰습니다. 우리 콘텐츠가 인용된 프롬프트의 수는 관찰 초기에 최고점을 찍은 뒤 국가를 가지리 않고 계속 하락했고, 관찰 후반에는 그 수가 눈에 띄게 낮아졌습니다. 인용된 URL 수도 같은 기간 같은 곡선을 그렸습니다. 이 곡선이 말해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정보의 관계를 만들지 못하거나 쌓지 못하는 콘텐츠는,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AI 검색 가시성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한 번 이용되었다가 사라지는 콘텐츠를 계속 보충하는 방식으로는 이 하락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양산형 콘텐츠가 왜 오래 남지 못할까요? 그 답은 AI가 실제로 답변을 어떻게 구성하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AI는 우리가 묻지 않는 것까지 이야기 합니다

Profound는 "Beyond the Click: How to shape what AI says about your brand" 자료를 통해 B2B SaaS, 부동산, 금융, 일반 소비재, 자동차를 포함한 7개 산업, 5가지 프롬프트 유형(open-ended, ranking, transactional, instructional, yes or no)에 걸쳐 총 5만 개의 LLM 답변을 분석한 결과를 공유 했습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답변의 길이입니다. 평균 답변 문자 수는 ChatGPT 3,043자, Gemini 2,921자, Claude 1,590자였습니다. 짧은 질문에도 AI는 수천 자 분량으로 답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긴 답변의 절반 가까이는 사용자가 묻지 않은 내용입니다. 답변을 '질문에 직접 관련된 내용'과 '요청하지 않은 정보'로 나누어 보면, 세 모델 모두 후자가 절반에 육박합니다

모델질문 관련 답변요청하지 않은 정보
ChatGPT48%52%
Gemini53%47%
Claude54%46%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묻지 않은 절반'이 무엇으로 채워지는가입니다. 자료에 따르면 AI는 왜 그렇게 답하는지 근거를 덧붙이고("광범위한 이커머스 기능과 연동을 지원"), 도구별 강점과 가격을 나란히 놓은 비교표를 만들어 주고, "연회비 $95, 이체 수수료 5%" 같은 조건과 주의사항을 붙이고, "최적의 선택은 세금 처리의 복잡성과 예산에 따라 달라집니다"라며 상황별 선택 조건을 제시하고, "고성장/운영 목적이라면 A 또는 B"처럼 순위를 매기고, "전체 결제 일정을 사전에 보여주는 업체를 선택하세요"라는 구매 가이드까지 얹습니다.

정리하면 AI는 우리가 물어본 것만 전달하지 않습니다. 답변 안에서 비교하고, 조건을 붙이고, 선택의 이유를 설명하면서 사용자의 다음 판단에 계속 개입합니다.

이것이 앞의 A사 데이터와 연결되는 지점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 답변 어딘가에 인용되더라도, AI가 그 답변 안에서 우리 브랜드를 누구와 비교하고, 어떤 조건을 붙이고, 어떤 순위에 놓는지는 콘텐츠의 형식이 결정하지 않습니다. 형식은 인용될 자격을 만들어 줄 뿐, 그 인용이 어떤 판단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막을 수 없다면 맡겨야 합니다

지금까지 확인한 두 가지 사실을 나란히 놓아 보겠습니다. "콘텐츠 구조에 집중한 양산형 콘텐츠는 기대와 달리 AI 답변 안에 오래 남지 않는다. 그리고 AI는 장황하게, 묻지 않은 사실로 검색자의 다음 선택에 계속 영향을 주고 있다."

이 상황에서 GEO의 목표를 "답변 안에 인용되고 언급되게 하는 것"으로만 정의하는 것이 적절할까요? AI가 우리 브랜드에 대해 하는 말을 우리가 막을 수는 없습니다. 막을 수 없다면 맡겨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GEO의 정의를 이렇게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GEO는 AI를 자사 브랜드/제품의 '대변인'으로 만드는 것.

콘텐츠로 검색 노출 가시성을 높이는 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AI가 우리 브랜드를 대신해 브랜드와 제품에 대해 앞서 이야기해 줄 수 있게 만드는 것. 이것이 다음 시대 GEO의 역할입니다.

여기서 오해 하나를 먼저 풀고 가겠습니다. 청크 단위 작성, FAQ, 명확한 포맷처럼 형식을 맞춘 콘텐츠가 쓸모없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콘텐츠의 형식은 AI에게 '읽힐 수 있는' 최소 조건을 만들어 주는 기본기입니다. 말하자면 GEO라는 경기의 입장권입니다. 다만 입장권이 있다고 경기에서 이기는 것은 아닙니다.

이기려면 우리가 던지는 질문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질문은 전부 입장권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어떤 콘텐츠를, 어떤 형식으로, 얼마나 자주 만들어야 하는가?" 지금부터 해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AI가 우리 브랜드와 제품에 대해 무엇을 알아야 하고, 그 지식은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가?"

앞의 질문이 콘텐츠 포매팅(Content Formatting)에 대한 것이라면, 뒤의 질문은 지식 모델링(Knowledge Modeling)에 대한 것입니다. 콘텐츠를 한 번 인용되고 버려지는 조각이 아니라, AI가 우리를 이해하고, 기억하고, 추론하는 데 쓰이는 지식의 재료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 질문에 답해 나가는 과정이 곧 대변인이 참고할 설계도를 그리는 일입니다.


경쟁의 규칙이 "인용에서 추천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AI가 무엇을 알아야 하고 그 지식이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왜 하필 지금 중요해졌는지는, 지난 4년간 AI 검색과 GEO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연도로 정확히 잘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GEO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봐왔는가라는 관점에서 단순화하면 크게 세 단계로 확장되어 왔습니다.

단계시기관심사핵심 질문
① 인용(Citation)'23~'24AI 답변을 새로운 검색 표면이자 트래픽 채널로 인식. 사이트로 유입되는 하나의 통로AI가 우리를 찾을 수 있는가? (Find us?)
② 언급(Mention)'24~'25답변의 즉각적 소비, 제로클릭 환경. 링크가 없더라도 답변 속에 브랜드가 등장하는가AI가 우리를 알고 있는가? (Know us?)
③ 추천(Recommendation)'25~사용자 맥락에 맞는 '추천 자격'을 확보하는 경쟁. 판단의 근거가 되는 브랜드AI가 우리를 선택할 수 있는가? (Choose us?)

첫 번째 단계에서 가장 큰 관심은 인용이었습니다. "AI가 답변을 만들 때 우리 사이트를 출처로 사용하는가?", "그 인용이 새로운 트래픽 채널이 될 수 있는가?"가 핵심이었죠.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가면서 우리는 인용이 기대만큼의 트래픽 채널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AI 검색이 제로클릭 환경으로 발전하면서, 링크를 주지 않더라도 AI 답변 안에서 우리 브랜드나 제품이 등장하는가, 즉 언급과 가시성이 중요해졌습니다.

그리고 지금, 세 번째 단계입니다. 사용자는 AI에게 단순히 정보를 찾아달라고만 하지 않습니다. "내 상황에서는 어떤 제품이 좋아?", "이 두 브랜드 중에서 뭘 사야 해?", "내 조건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추천해줘"라고 묻습니다. GEO의 경쟁은 인용되느냐, 언급되느냐를 넘어 사용자의 선택 과정에서 우리 브랜드가 추천될 수 있느냐의 문제로 확장되었습니다.


추천은 '이름'이 아니라 '관계'를 요구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추천이 단순 언급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입니다.

AI가 우리 브랜드의 이름만 알아서는 추천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어떤 제품을 가지고 있고, 그 제품이 어떤 특징과 강점을 가지며,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사용자와 니즈에 적합한지까지 이어져 있어야 합니다. 브랜드와 제품에서 특징으로, 특징에서 혜택으로, 혜택에서 사용자의 니즈와 상황으로 연결되는 고리가 AI 안에 있어야 "언제, 누구에게, 왜 이 브랜드가 적합한지"를 말할 수 있습니다.

즉, 추천받는 브랜드가 되려면 AI가 우리의 '이름'이 아니라 '관계'를 알아야 합니다.

이 관계를 설계하는 접근은 AI 시대에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오래전부터 대상과 관계를 체계적으로 정의해 온 지식 모델이 있습니다. 온톨로지(Ontology)입니다. 어원은 Onto(존재, 실재)와 Logia(학문, 논의), 원래는 사물의 존재 의미와 본질, 그리고 존재들 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철학의 한 분야였습니다. 현대의 컴퓨터 과학과 AI 분야에서는 특정 영역 안에 어떤 대상과 속성이 있고 서로 어떤 관계를 갖는지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정의한 지식 모델로 쓰입니다.

GEO에서 온톨로지는 브랜드·제품·주제, 그리고 사용자가 정보를 찾을 때 함께 가져오는 목적·문제·조건·상황 같은 사용자 요구 사이의 관계를 설계하는 지식 구조화 프레임워크입니다. 쉽게 말해, AI가 우리 브랜드가 무엇이고 어떤 문제와 상황에서 의미가 있는지를 이해하도록 만드는 '지식의 설계도'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대변인의 설계도가 바로 이것입니다.


마치며

콘텐츠를 더 많이 만들어도 AI가 우리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AI가 우리를 찾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찾은 다음에 우리를 어떻게 비교하고 판단해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형식은 찾히게 해 줄 뿐, 판단의 재료를 주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GEO의 질문은 "무엇을 얼마나 만들 것인가"에서 "AI가 우리에 대해 무엇을 알아야 하고 그것이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가"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 답을 그리는 도구가 온톨로지, 브랜드 지식 설계도입니다.

다음 2편에서는 이 설계도가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를 자동차 브랜드 예시로 살펴보고, ChatGPT가 실제 추천 과정에서 16개 브랜드 중 13개를 어떤 이유로 제외했는지를 단계별로 해부해 보겠습니다. 설계도가 없을 때 AI가 브랜드를 어떻게 '해석'해 버리는지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자료]

  • Profound, Beyond the Click: How to shape what AI says about your brand
  • Wikipedia, Ontology (information science)
  • 아티언스 내부 모니터링 데이터 (B2B 커머스 A사, 2026)